Anna Macdonald의 〈Walk〉는 겉보기에는 아주 단순한 작업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깊은 철학과 정교한 감각의 층위가 존재합니다. 그녀는 퍼포먼스를 통해 걷기의 의미를 새롭게 제안합니다. 그것은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는 방식이자, 감정의 무게를 지니는 행위이며, 타인과 연결되는 조용한 제스처입니다.
걷는다는 것은 결국 존재를 확인하는 예술이며, 맥도날드는 이를 통해 퍼포먼스가 무엇을 담을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확장해 갑니다. 〈Walk〉는 단지 거리 위의 퍼포먼스가 아니라, 삶이라는 길을 어떻게 감각하고 기록할 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대답입니다.
느리고 섬세한 움직임, '걷기'의 시학
Anna Macdonald의 작품 〈Walk〉는 단순한 행위인 ‘걷기’를 통해 일상성과 존재의 층위를 예술적으로 탐구하는 작업입니다. 그녀는 걷는다는 일상적 동작이 신체의 리듬을 따르고, 공간을 관통하며, 감정과 시간에 반응하는 복합적 행위임을 전제로 퍼포먼스를 구성합니다.
〈Walk〉에서 맥도날드는 정해진 방향 없이 느리게 걷는 퍼포먼스를 선보입니다. 그녀는 특정한 목적지 없이, 하지만 분명한 집중과 인식 속에서 이동합니다. 이 ‘걷기’는 단지 공간의 이동이 아니라, 존재의 명확한 실재를 드러내는 행위로 작용합니다. 한 걸음 한 걸음은 움직임의 반복이자, 시간의 누적이며, 현재를 계속 확인하는 리듬입니다.
그녀가 추구하는 ‘걷기’는 도시의 소음, 관객의 시선, 주변 환경 속에서 흔들리는 감각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며, 이 모든 것이 하나의 느린 춤처럼 퍼포먼스화됩니다. 이처럼 〈Walk〉는 동작이 아니라 감각을 중심에 둔 퍼포먼스로, 우리에게 일상 속 무심히 지나치는 ‘걷기’라는 행위를 다시 보도록 유도합니다.
시간을 길 위에 펼치다
Anna Macdonald의 〈Walk〉는 단지 물리적 공간을 지나는 것이 아닌, 시간을 걷는 방식에 가까운 작업입니다. 그녀는 ‘걷기’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감각화하고, 그 안에 개인의 기억과 감정을 배치합니다.
특히 그녀의 걷기 작업은 반복성과 슬로우 모션의 미학을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반복은 단조로움을 암시하지만, 맥도날드는 그 안에서 아주 미세한 변화를 포착합니다. 날씨의 변화, 걷는 자세의 무게, 주변의 바람 소리, 길바닥의 작은 돌 하나가 모두 시간 속에서 일어나는 감각적 사건으로 전환됩니다.
그녀는 종종 비디오로 이 걷기 퍼포먼스를 기록하여, 느리게 펼쳐지는 시간을 다시 편집하고 재구성합니다. 이때 영상은 더 이상 기록의 도구가 아닌 시간을 조형하는 매체가 됩니다. 관객은 맥도날드의 걷기를 보며, 그 안에서 자신의 시간, 기억, 감정을 투사하게 됩니다. 마치 작가가 걸은 길 위로 각자의 과거와 현재가 스며드는 것처럼, 〈Walk〉는 매우 개인적인 동시에 보편적인 시간 경험을 만들어냅니다.
공동체의 리듬, 함께 걷는 예술
Anna Macdonald는 〈Walk〉를 통해 퍼포먼스를 공동체적 차원으로 확장하기도 합니다. 그녀는 특정 공간에서 관객과 함께 걷거나, 참여자들이 그녀의 방식대로 걸을 수 있도록 유도함으로써 퍼포먼스를 집단적 경험으로 만듭니다.
그녀에게 있어 ‘걷기’는 고립된 자아의 표현이 아니라, 다른 이들과의 리듬을 공유하는 과정입니다. 함께 걷는 순간, 개별적인 존재들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며, 이 과정 속에서 공동체의 감각, 즉 동시성과 연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됩니다. 이 걷기의 공동성은 매우 조용하고 섬세한 방식으로 작동하지만, 그 영향은 깊고 지속적입니다.
예를 들어, 어느 지역에서 진행된 참여형 프로젝트에서 그녀는 참여자들과 함께 도시 공간을 천천히 걷고, 그 움직임을 영상과 음향으로 기록했습니다. 걷는 과정은 침묵 속에서 진행되었지만, 그 속에는 감각적 교류가 가득했습니다. 이렇듯 〈Walk〉는 참여자의 경험과 감정까지 예술의 일부로 포함하며, 퍼포먼스의 경계를 허물고 관계적 예술로 확장됩니다.
